스마트폰, 전기차, 풍력발전기, 반도체, 그리고 군사 장비까지—현대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자원이 바로 "희토류" 입니다. 하지만 이 희귀한 금속들을 둘러싸고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현재, 희토류는 그 자체로 경제 전쟁의 무기가 되었고, 그 중심엔 중국이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중국은 희토류라는 강력한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희토류 전쟁'의 배경, 쟁점, 각국의 대응 전략까지 한눈에 정리해보겠습니다.
1. 희토류란 무엇인가?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스칸듐, 이트륨, 란타넘을 포함한 17가지 원소를 통칭합니다. '희토류'라는 이름 때문에 희귀한 자원으로 오해받지만, 사실 지각에 상당량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경제성 있게 채굴하고 정제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입니다.
희토류가 필수적인 이유
- 전자제품: 스마트폰, 노트북, TV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형광체 소재
-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 (전기차 1대당 약 1~2kg 사용)
- 풍력발전: 대형 풍력터빈 발전기에 필수 (터빈 1대당 수백 kg 사용)
- 반도체: 연마재, 형광체, 촉매 등 다양한 공정에 활용
- 군사장비: 미사일 유도 시스템, 레이더, 정밀 타격 무기에 필수
-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 성능 향상
채굴과 정제의 어려움
희토류 1kg을 생산하면 방사능과 황산으로 오염된 2000kg의 찌꺼기가 발생한다는 추산이 있습니다. 토양의 0.2%에 불과한 희토류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하며, 이 찌꺼기는 따로 버릴 곳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국가들이 희토류 채굴을 중국에 의존해왔습니다.
2. 왜 '전쟁'이라는 표현을 쓰는가?
중국의 절대적 공급 지배
2024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70% 를 차지하며, 27만 톤을 생산했습니다. 이는 5년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2위인 미국은 4만 5천 톤으로 중국과 6배 가까운 차이를 보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정제 및 가공 능력입니다. 중국은 희토류 제련·분리 공정의 85~90%, 완제품인 희토류 자석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희토류를 채굴하더라도 결국 중국으로 보내 가공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2025년 중국의 전략 무기화
중국은 2025년 들어 희토류를 본격적인 지정학적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4월: 희토류 7종 및 영구자석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여, 수출 시 특별 허가를 받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한국의 희토류 수입이 76% 급락하는 등 세계 공급망에 대혼란이 발생했습니다.
2025년 10월: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중국산 희토류가 미량(특정 중희토류의 경우 제품 가치 기준 0.1% 이상)이라도 포함된 제품이나, 중국의 기술 및 장비를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까지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즉, 중국 희토류를 포함한 배터리를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것조차 중국의 허가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는 사실상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홀뮴·어븀·튤륨·유로퓸·이터븀 등 중(重)희토류 뿐만 아니라 리튬 배터리, 양극재, 인조 흑연 음극재 관련 품목까지 수출 통제에 포함되었습니다.
미국의 즉각적 대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맞서 2025년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의 결과가 사실상 "희토류 패권을 앞세운 중국의 일방적 승리" 라고 평가합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를 6개월 조건부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세 전쟁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입니다.
3. 이 전쟁은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글로벌 산업 전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풍력터빈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원가 상승 압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품 단가가 인상되면 완제품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기업 직격탄
한국의 핵심 광물 해외 의존도는 99%를 상회합니다. 사실상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 배터리 업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리튬, 코발트, 니켈뿐만 아니라 희토류 자석에도 크게 의존합니다.
- 반도체 업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희토류 연마재와 형광체를 다량 사용합니다.
- 디스플레이 업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생산에 희토류를 활용합니다.
중국이 2025년 4월 한국 기업들에게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지 말라" 고 요구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희토류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 기업들이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소비자
- 전자제품 가격 인상: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
- 자동차 가격 인상: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도 영향을 받을 전망
- 제품 출시 지연: 부품 수급 불안정으로 신제품 출시가 연기될 수 있음
4. 세계 각국의 대응 전략은?
🇺🇸 미국
- 희토류 안보법 제정: 자국 내 매장지 개발에 수십억 달러 투자
- 동맹국 협력: 호주·캐나다와 협력 채굴 프로젝트 추진
- 자국 생산 확대: 2024년 미국 희토류 생산량은 4만 5천 톤으로, 향후 더 증가할 전망
- 비축 전략: 전략비축유처럼 희토류 비축 제도 검토 중
하지만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여전히 70%에 달하며, 단기간에 탈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유럽연합(EU)
- 핵심원자재법(CRMA): 2030년까지 EU 연간 소비량의 10%를 역내 채굴, 40%를 역내 가공, 25%를 역내 재활용을 통해 조달
- 특정 전략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 설정
- 아프리카·남미 협력: 광물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
- 그린딜과 연계: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종합 전략 수립
하지만 EU는 희토류의 98%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며, 역내에 경제성 있는 광산이 드물고 환경 규제가 엄격해 신규 채굴 프로젝트가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 일본
일본은 이미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일본은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 국산화 기술 개발: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대체 소재 개발에 성공
- 베트남·인도네시아 협력: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장기 공급 계약 체결
- 재활용 시스템 구축: 폐전자제품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도시광산 프로젝트 추진
일본의 경험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가 장기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한국
한국 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소재·부품·장비(소부장) 2.0: 2025년 추경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15개 사업 9,814억 원을 확보하여 핵심 소재 국산화 추진
- 공공 비축 및 민간 재고 확대: 희토류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축량 확대
- 대체 물질 연구 강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등을 중심으로 희토류 대체 소재 연구 투자
- K-배터리·K-반도체 공급망 전략: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확보 전략 수립
놀랍게도 한국에도 희토류가 상당량 매장되어 있습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하에 희토류가 철 다음으로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채굴 기술과 환경 문제로 아직 본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5. 희토류 전쟁의 핵심 쟁점
환경 vs 안보
희토류 채굴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킵니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환경 비용을 감수하고 대규모 채굴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미국과 유럽이 자국 내 채굴을 시도하면서 환경 보호와 경제 안보 사이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 파괴를 우려해 반대하지만, 정부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발을 추진하려 합니다.
재활용 : 도시광산의 가능성
희토류 문제의 해법 중 하나는 재활용입니다. 폐배터리, 폐전자제품에는 상당량의 희토류가 남아 있으며, 이를 추출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 일본의 성공 사례: 일본은 도시광산 프로젝트를 통해 폐전자제품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 EU의 순환경제: EU는 2030년까지 희토류 소비량의 25%를 재활용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 한국의 도전: 한국도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경제성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대체 소재 개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은 대체 소재 개발입니다.
- 네오디뮴 자석 대체: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페라이트 자석 성능 개선 연구
- 디스플레이 형광체 대체: OLED 기술 발전으로 희토류 형광체 사용 감소
- 촉매 대체: 반도체 공정에서 희토류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 연구
일본 기업들은 이미 희토류 사용량을 50% 이상 줄인 모터를 개발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6. 대응 전략 : 기업과 정부가 함께 움직여야 할 때
공급망 다변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제3국 채굴·수입선을 확보해야 합니다. 호주, 캐나다, 베트남, 브라질 등 대체 공급국 발굴이 시급합니다.
재활용 기술 개발
폐배터리·전자부품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는 환경 보호와 자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입니다.
환경·윤리 기준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희토류 채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중국산 희토류가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를 동반한다면, 이를 대체할 윤리적 공급망 구축이 필요합니다.
국가 차원의 비축 전략
희토류 핵심 품목에 대해 국가 차원의 비축 정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석유 비축처럼 희토류 비축 제도를 도입하여 공급 불안정에 대비해야 합니다.
기술 주권 확보
단순히 희토류를 수입하는 것을 넘어, 정제·가공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이 정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희토류를 채굴해도 결국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7. 미래 전망 : 희토류 전쟁은 어떻게 전개될까?
단기 전망 (2025-2026년)
- 미·중 무역 분쟁이 희토류를 중심으로 격화될 것으로 예상
- 한국, 일본, EU 등 중간 국가들은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
- 희토류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스마트폰 등 소비재 가격 인상 가능성
중기 전망 (2027-2030년)
- 미국, 호주, 캐나다 등의 신규 광산 가동으로 중국 의존도 점진적 감소
- 재활용 기술 상용화로 도시광산이 새로운 공급원으로 부상
- 대체 소재 개발로 일부 산업에서 희토류 수요 감소
장기 전망 (2030년 이후)
- 희토류 공급망의 다극화: 중국 독점 구조가 완화될 가능성
- ESG 규제 강화로 친환경 채굴·재활용이 표준이 될 전망
- 기술 발전으로 희토류 없는 제품이 일부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어도 10년 이상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채굴 기술, 정제 인프라, 환경 비용 감수 의지 등 모든 면에서 중국의 우위가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기술 패권의 진짜 싸움은 '소재'다
희토류는 더 이상 '특수 소재'가 아니라 산업 패권의 본질적 요소입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자원 전쟁은 미래 기술의 방향성과 패권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반도체, AI 칩, 배터리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희토류 없이는 구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는 말처럼, 21세기 경제 전쟁의 핵심 무기는 바로 이 작은 금속들입니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희토류 공급망의 취약성은 우리 산업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공급망 다변화, 재활용 기술 개발, 대체 소재 연구에 과감히 투자해야 할 시점입니다..
희토류 전쟁, 이제 우리도 방관자가 아닌 당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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