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7017 건축기행 : 1970년 고가도로가 2017년 공중정원으로 재탄생한 이야기

서울로 7017 건축기행

 

서울로 7017이란?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건설된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 중심의 공중정원으로 재생한 공간입니다. 이름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보면, 1970년 개통된 고가도로가 2017년 보행길로 다시 태어났다는 뜻과 함께, 17m 높이와 17개의 보행로가 연결된다는 복합적인 상징이 담겨 있죠.

차량으로만 오가던 콘크리트 도로가 45년의 시간을 지나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변신한 서울로 7017.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서울의 근현대 건축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건축박물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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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의 탄생 배경: 철거 위기에서 도시재생으로

위기에 놓인 고가도로, 새로운 가능성으로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8월 15일 완공 이후 차량 통행로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 문제가 발견되면서 철거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서울시는 철거 대신 재활용의 길을 택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을 벤치마킹하면서 '보행 중심의 공공 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된 것입니다. 2015년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네덜란드의 유명 건축사무소 MVRDV가 '서울 수목원'이라는 콘셉트로 당선되었고, 약 1년 5개월의 공사를 거쳐 2017년 5월 20일 개장했습니다.

철거 대신 재생을 선택한 의미

이 결정은 단순한 건설 사업을 넘어 '역사적 기록물을 보존한다'는 문화유산 보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지우지 않으면서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도시재생'의 철학이 실현된 대표 사례가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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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정원의 매력: 숫자로 보는 서울로 7017

규모와 규격

총 길이는 1,024m이며, 최고 높이는 17m입니다. 이 중 본선 구간은 810m, 지상 구간(회현역 방향)은 214m이고, 폭은 10.3m에 달합니다.

식재 규모와 계절감

총 645개의 원형 화분에 66종의 수목 24,085주가 심겨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살아있는 식물도감을 걷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식물들이 가나다순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위니 마스의 어머니가 플로리스트였던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네요.

• 봄: 풍년화, 히어리 등으로 화사한 분위기
• 초여름: 수수꽃다리, 개나리 등 신록의 생기
• 한여름: 안개분수로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함
• 가을: 단풍과 열매로 물드는 자연 경관
• 겨울: 상록식물의 푸른 선율이 계속됨

지도

야경의 변신, 은하수 길

낮 동안의 공중정원도 매력적이지만, 밤이 되면 진정한 매직이 시작됩니다. 화분 551개에 원형 띠 조명이 둘러져 있고, 별도로 555개의 조명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고가 위 111개의 통합 폴에 각 5개씩 태양광 조명등을 설치하여 지속가능한 조명을 구현했습니다.

이 조명들이 켜지면 마치 하늘의 별들이 땅으로 내려온 듯한 환상적인 은하수 길로 변신합니다. 더욱 특별한 날에는 LED 설비로 거의 모든 색상을 표현할 수 있어 다양한 야경을 연출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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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행 코스: 근현대 건축을 만나는 길

서울로 7017을 단순히 '산책로'라고만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한국 근현대 건축사의 흐름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역서울 284 - 서울의 관문, 역사의 증인

1925년에 지어진 구 서울역사로 스위스 루체른역을 모티브로 설계되었습니다. 2004년 신역사 완공 이후 2011년부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연중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역사적 의미: 경성역이라 불리던 시절부터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목격한 건축물이자, 해방, 전쟁,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해온 상징적 공간입니다.

약현성당 - 개화기의 서양식 성당, 신앙심의 증거

1892년 9월에 준공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벽돌 건축물입니다. 고딕 양식의 벽돌조 성당으로 설계와 감독은 부주교였던 코스트 신부가 담당했습니다.

건축 특징: 외관상으로는 정면과 측면에 뾰족아치가 고딕의 모양을 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로마네스크와 고딕이 혼합된 개화기 건축 양식을 보여줍니다. 벽돌의 질감 위에 빛이 만드는 그림자가 깊이감 있게 펼쳐지는 모습은 예술 작품 같기까지 합니다.

신앙의 장: 서소문 밖 순교자광장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지어져 박해 시대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는 종교적 성지이자, 한국 천주교 근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성요셉아파트 - 주거 건축의 혁신, 지형을 품은 설계

1971년 건설된 이 아파트는 단순한 주택이 아니라 한국 주거 건축 역사의 전환점입니다. 경사진 지형을 고려하여 건물의 층고를 다르게 설계함으로써 당시에도 선진적인 주거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설계의 특이성: 산 위에 지어진 건물이라는 제약 조건을 오히려 건축적 자산으로 삼은 창의성. 이는 '자연과의 조화'라는 현대 건축의 핵심 가치를 이미 실현한 사례입니다.

손기정기념관과 염천교 수제화거리

• 손기정기념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기념관. 한국 스포츠 역사와 국가 정체성의 상징입니다.
• 염천교 수제화거리: 1925년 서울역 건립과 함께 시작된 역사로, 7~80년대 한국 제화산업의 중심지. 과거의 명성은 줄었지만 지역의 역사성을 살리려는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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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성의 마법: 단절된 도시를 잇는 길

물리적 경계를 넘어

과거 철길과 고가도로로 인해 동서로 나뉘었던 서울역 일대를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테라스 브릿지 등으로 연결하면서 만리동, 회현동, 남산공원 등 주변 여러 지역을 하나의 보행권으로 통합했습니다.

17개의 보행길을 통해 주변 6개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각 진입로마다 다른 도시 경험을 제공합니다.

상권 활성화와 도시의 재탄생

서울로 7017이 개장한 이후 주변의 카페, 문화 공간, 전시관 등이 증가하면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이 흘러들었습니다. 평일 낮의 한적함, 주말의 활기, 밤의 낭만 - 시간에 따라 변하는 도시의 표정을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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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팁: 서울로 7017을 제대로 즐기기

가는 길과 접근성

출발점: 지하철 1호선 서울역 2번 출구에서 바로 연결되므로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대중교통:

• 지하철 1호선 서울역 2번 출구 (북쪽 입구)
• 지하철 4호선 서울역 15번 출구 (남쪽 입구)
• 공항철도 서울역역도 인접

최고의 방문 시간대

낮 방문 추천 (10:00 ~ 16:00)

• 햇빛이 식물을 생생하게 비추는 시간
• 계절의 꽃과 나무를 가장 잘 볼 수 있음
• 건축물 사진 촬영에 적합한 명암 대비

황금시간 (16:00 ~ 18:00)

• 해가 기우는 시간의 부드러운 빛
• 남산과 숭례문이 금빛으로 물드는 순간
•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시간대

야경 감상 (18:00 ~ 22:00)

• 조명이 켜지면서 은은한 분위기로 변모
• 밤의 도시 풍경을 감상하기에 완벽함
• 로맨틱한 산책에 최적

계절별 방문 가이드

봄 (3월~5월)

• 새 식물들의 초록색으로 물드는 고가
• 개나리, 풍년화 등의 봄꽃 향연
• 새소리가 어우러지는 신선한 공기

여름 (6월~8월)

• 안개분수로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함
• 한여름밤의 야경 감상이 특히 좋음
• 트램펄린, 족욕 등 휴식 시설 이용 추천

가을 (9월~11월)

• 길을 따라 펼쳐지는 단풍의 색채
• 하늘이 높고 파란 쾌청한 날씨
•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시기

겨울 (12월~2월)

• 상록식물의 푸른 선율이 계속됨
• 야경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시기
• 한파대피소로 운영되어 겨울 안전 시설 완비

코스 추천: 건축기행 루트

기본 코스 (약 1시간)

서울역역 2번 출구 → 서울로 7017 시작 
→ 문화역서울 284 관찰 
→ 손기정기념관 
→ 만리재로 방향 산책 (약 40분)

심화 코스: 근현대 건축 투어 (약 2~3시간)

서울역 출발 
→ 문화역서울 284 (20분 관람)
→ 약현성당 (30분 관람) 
→ 염천교 수제화거리 (20분 산책)
→ 성요셉아파트 구경
→ 충정각 
→ 서울로 야경 감상 (황금시간)

남산 연결 코스 (약 3시간)

서울로 7017 보행 
→ 퇴계로 방면 남산육교
→ 한양도성 산책
→ 백범광장
→ 안중근 의사 기념관
→ 남산서울타워 (야경 감상 명소)

편의시설과 먹거리

편의시설

• 개방 화장실 6개소 (관리사무소 2개, 대우재단빌딩 4개, 호텔 마누 2개)
• 안내소 (10:00~19:00 운영)
• 정원교실 (10:00~19:00 운영)
• 트램펄린 놀이터
• 족욕 체험 공간

먹거리 및 카페

• 도토리풀빵 (개화기 당시의 인기 메뉴)
• 장미김밥 (꼬마김밥, 떡볶이)
• 수국식빵 (한국식 토스트, 커피)
• 목련다방 (미숫가루, 전통음료)
• 서울화반 (서울시 명예 셰프들의 음식)

주의사항

• 비 오는 날: 바닥이 미끄러우므로 미끄럼 방지 신발 필수
• 밤 늦은 시간: 조명이 예쁘지만 안전을 위해 늦지 않게 방문
• 여름 한낮: 햇빛이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 필수
• 붐비는 시간: 주말 오후 2~4시는 보행객이 많으니 여유롭게 산책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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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팟 가이드: 인생샷 명소

필수 촬영 포인트

1. 화분이 늘어선 보행로 한중앙
   • 좌우로 펼쳐진 식물들의 패턴이 돋보임
   • 수평선 구도로 웅장한 느낌 표현
2. 남산과 숭례문 야경 (퇴계로 방향)
   • 서울의 랜드마크들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음
   • 해질녘 30분이 최고의 촬영 시간
3. 조명이 켜진 밤의 은하수 길
   • 스마트폰 야경 모드로도 충분히 아름다움
   •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루엣과 빛의 조화
4. 건축물 클로즈업
   • 벽돌의 질감, 창문의 디자인
   • 근현대 건축의 세부적 아름다움
5. 서울역 광장 전망
   • 고가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역 일대의 전체 경관
   • 도시 재생의 전 과정을 시각적으로 담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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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7017이 의미하는 바 : 도시 재생의 철학

과거와 현재의 대화

'서울로 7017'은 단순한 공원이 아닙니다. 이곳은 옛 것을 지우지 않으면서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도시 재생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 1970년의 '고가도로'가 있었기에
• 2017년의 '공중정원'이 있을 수 있고
• 2024년 오늘도 '살아있는 건축박물관'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건축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서울로 7017을 따라 걷다 보면 한국이 얼마나 빠르게 변했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 개화기의 서양식 성당 (약현성당)
• 일제강점기와 광복을 거친 역사적 건축물 (문화역서울 284)
• 급속한 도시화 시대의 주거 혁신 (성요셉아파트)
• 21세기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 (서울로 7017)

각 건축물이 자기 시대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향한 도전

태양광을 활용한 조명, 물을 이용한 안개분수,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 식재 - 서울로 7017은 환경친화적 도시공간의 미래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철거의 소음과 낭비 대신 재생을 선택한 서울시의 결정은 전 세계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벤치마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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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추천 : 당신만의 서울로 7017 만들기

이 글을 읽은 후 서울로 7017을 방문한다면, 다음과 같이 경험해보기를 추천합니다.

1. 아침일찍 조용한 고가를 산책 - 명상적인 경험
2. 한낮의 햇빛 속에서 건축물 관찰 - 역사 공부
3. 오후의 여유로운 카페 타임 - 휴식
4. 해질녘의 사진 촬영 - 추억 기록
5. 밤의 은하수 길 야경 감상 - 로맨스

당신의 발걸음이 바로 서울의 역사를 탐하고, 건축을 만나는 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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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연결길 프로젝트

서울로 7017의 다음 단계: 서울로 공공길

2018년부터 MVRDV의 주도로 '서울로 2단계 연결길'(현 '서울로 공공길')이 추진 중입니다. 인접한 건물의 옥상녹화, 입면녹화, 옥상 주거 등을 다양한 유형으로 제안하여 서울로 7017과 주변 지역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프로젝트입니다.

도시 재생의 완성이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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